#5 라일락, Lilac

# 다섯

맨 처음 글에서 향료로 유명한 꽃 4개를 묶어 4대 꽃 향료로 불린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드디어 4대 꽃 향료의 마지막 멤버인 '라일락' 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음악의 소재로 정말 많이 애용하는 것 같아요. 아마 그 이유는 '라일락' 의 대표적인 꽃말 '첫사랑'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라일락' 향을 맡으면 풍성하고 달콤한 향에서 이유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 라일락

학명은 'Syringa vulgaris' 영어로는 'Lilac' 이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에선 '리라(lias)' 라고 부르며 순수 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 입니다.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달리는 꽃 모양이 옛 잡곡 중 하나인 수수꽃을 닮아서 '수수꽃이 달리는 나무' 라는데서 유래 되었다고 해요. 정확히는 '라일락' 은 외래종이며 '수수꽃다리' 는 토종 자생종이기에 '라일락' 을 '서양수수꽃다리' 라고 칭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근데 모양차이가 크지 않아서 구분하기 힘들다고 해요. (전 두 눈 크게 뜨고 자세히 봐도 구분하기 힘들던...)

 

쌍떡잎식물 꿀풀목 물무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의 식물로 꽃은 매년 4 ~ 5월에 걸쳐 개화하며 중부지방에서는 5월 중순에 개화하기도 합니다. 타원형 꽃잎이 네 갈래로 갈라쳐 있고 연한 보라색, 자주색, 흰색 등을 띠고 있습니다. 약 6m까지 자라며 꽃은 향기가 은은하며 강합니다. 꽃은 한 줄기에 여러 무더기로 피어서 나기에 꽃 하나는 작아도 그 무리는 제법 커 약 25cm의 꽃차례를 이룹니다. 관상수로도 사랑받는 꽃이기에 아파트 단지 등에서 쉽게 발견할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산지는 유럽으로 2600 종 이상의 품종이 존재한다고 해요.

 

꽃말은 '첫사랑', '우정', '젊은 날의 추억' 입니다. 색깔별로 꽃말이 상이하며, 대표적인 색인 보라색 라일락의 꽃말이 '첫사랑' 이라고 해요. 라일락의 향은 달콤하지만 그 맛은 쓰다고 하는데 그래서 붙여진 꽃말이 아닌가 싶네요. '라일락' 의 꽃잎은 일반적으로 4개로 알려져 있는데 꽃잎이 5개인 꽃을 발견하여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삼킨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와 영원히 맺어진다는 전설도 있다고 해요. 다들 왕년에 네잎클로버 100개 정돈 찾아보셨잖아요? 같이 실력발휘하러 가시죠!

 

라일락은 그 특유의 깨끗한 향 때문에 비누, 섬유유연제, 섬유탈취제 등에 많이 쓰입니다. 깨끗하면서 달콤하고 풍성한 향이 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물론 향장품에서 쓰이는 경우 대부분 인공향이며, 직접 향을 맡아보시려면 딱 지금 시기에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 가보시면 됩니다. '은은하고 달콤하게 뿜어져 나오는 이 향은 뭐지?'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99% 확률로 '라일락' 의 향기입니다!

 

 

 

■ 향

중향(Middle note)에 해당하며 향조는 꽃(Floral)계열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깨끗하면서도 달콤하고 풍성한 향이 나는 것이 '라일락' 향의 대표적인 표현인데요. 제가 맡았을 땐 달콤한 향 뒤로 사무치게 슬픈 느낌이 들었어요. 달콤하고 깨끗한 향 뒤로 살짝 느껴지는 풀향이 왠지 쓸쓸했어요. 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풍부해서 단일향료로 쓰이더라도 훌륭할 것 같았습니다.

 

간혹 같은 보라색 향료인 '라벤더' 와 '라일락' 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다음 글은 '라벤더' 에 관련된 글을 쓰려 합니다. 향에 대한 느낌만 살짝 설명드리자면 '라벤더' 의 경우 포근한 느낌 '라일락' 의 경우엔 청초한 느낌에 가까워요. 향의 성질은 다르나 두 꽃 모두 보라색향(?)이 납니다. (뭔 소리지? 주인장 취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