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스민, Jasmine

# 둘

오늘 소개드릴 천연향료는 자스민입니다.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뜻에서 '영춘화' 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드린 장미와 더불어 4대 꽃 향료 중 하나입니다. 'No perfume without Jasmine'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향료 산업에서 많이 쓰이는 향료이며 차로도 많이 사랑받는 꽃이죠. 

 

 

 

■ 자스민

자스민의 어원은 페르시아어 'Yasmin(신의 선물)' 이라는 단어가 영어 'Jasmine' 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학명은 'Jasminum(영춘화속)' 으로 중국이 원산이며 한자로는 말리(茉莉) 라고 부릅니다. 200여 종으로  다양하며, 열대 온대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작은 종은 25cm 부터 시작해 6m 이상까지 자라는 큰 종도 있습니다. 잎은 대부분 사시사철 푸른 상록성이지만 겨울이나 건기에 잎을 떨어뜨리는 낙엽성인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종은 백색 또는 황색의 꽃을 피우지만 황색의 경우 방향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꽃잎의 경우는 종에 따라 3 ~ 7개까지 다양합니다. 꽃의 향기가 매우 강하기에 향료뿐 아니라 차로도 애용됩니다. 

 

꽃말은 '당신은 나의 것' , '사랑의 기쁨' , '애교' , '관능' 입니다. 꽃말 만큼이나 향이 엄청 달콤하고 관능적이라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혼부부 침실에 자스민 향수를 뿌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장미와 동일하게 향기 성분이 빛으로 분해되는 광분해적인 성질을 띄고 있어 이른 새벽 혹은 해가 뜨기 전 오전에 빠르게 꽃을 수확하여 수증기 증류법 혹은 냉침법을 이용하여 추출합니다. 추출향은 매우 낮은 편으로 1kg을 수확하면 겨우 1g 추출가능합니다.

 

 

 

추출량이 낮은 만큼 가격도 비싸다는 사연이 있는데 사실 4대 꽃 향료 모두 일반적인 추출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어 다들 가격이 비싸답니다. 사실 향으로 4대 꽃 향료가 아니라 조향사 돈 잡아먹는 4대 향료가 아닌지 의심이 가네요.

 

주로 추출하는 자스민의 종은 크게 두가지로 'Jasminum grandiflorum', 'Jasminum sambac' 입니다. 'Jasminum grandiflorum' 의 경우 스페인 재스민, 로열 재스민, 카탈로니아 재스민 등 다양하게 불리며 'Jasminum sambac' 는 아라비아 재스민이라고 불리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리꽃이 바로 이 종입니다. 향의 경우엔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향의 주요성분은 자스몬산 메틸이나 자스민의 관능적인 향의 성질을 가진 성분은 Cis-Jasmone 입니다. 단, Cis-Jasmone 의 경우 아직 공업적 생산방법이 없어 자연의 꽃에서 추출 정재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만약 자스민 에센셜 오일을 구매했는데 진짜 천연 오일인지 궁금하시다 싶으시면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확인해 Cis-Jasmone 성분이 존재하는지 확인해보시면 된답니다.

 

 

■ 향

중향(Middle note) 에 해당하며 향조는 꽃(Floral) 계열 중 부드럽고 크리미한 향이 나는 흰꽃(Whtie Floral) 계열에 해당합니다. 자스민을 추출할 때 용매 추출법을 이용할 경우 '자스민 앱솔루트(Jasmine absolute)' 라고 부르며 수증기 증류법을 이용할 경우 '자스민 에센셜 오일(Jasmine essential oil)' 이라고 부르는데요. 앱솔루트 의 경우 열로 인한 성분 파괴가 적어 꽃이 가진 향 그대로를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반면 에센셜 오일의 경우 앱솔루트와 향은 비슷하지만 물처럼 좀 더 옅고 가벼운 느낌이 나네요.

 

향 자체 성질은 비슷했는데요. 먼저 코 끝에 닿았을 때 자스민 특유의 포근한 향과 달콤한 향이 다가왔습니다. 갓 말린 흰 이불을 덮은 느낌이 들어요. 달콤한 향은 바나나, 사과같은 과일 느낌이 강했습니다. 향이 날아간 후에도 특유의 부드러운 향이 코에 남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관능적이고 풍부한 향이였습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햇빛에 잘 말린 따뜻한 흰 이불을 덮으면 날 것 같은 향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