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향료와 그 종류

# 하나

처음으로 알려드릴 향 지식은 바로 향료와 그 종류입니다. 이전 포스팅한 글들에서 '향료' 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지만 정작 '향료' 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지 못해 이렇게 글로 쓰게 됐습니다. 단순 사전적 의미로는 '향료' 란 '화장품 혹은 식료품 등에 첨가하는 좋은 향기가 나는 물질' 을 뜻합니다. 하지만 화학적으로 혹은 향수 사회에서의 '향료' 그 의미는 더 다양하게 해석됩니다.

 

# 향료

세상에는 많은 화학적 물질들이 있습니다. 그 수는 무려 이백만 종에 이르는데요. 이 중 향이 나는 물질들을 '유향 물질' 이라고 부르며 이 '유향 물질' 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분자량이 약 300 이하인 가벼운 물질이다.

정말 어렵고 중요한 것인데 우리는 코를 통해 냄새를 맡습니다. 큰 분자량의 물질은 무거워 후각을 느끼는 신경까지 도달하기 힘들어 분자량이 300 이하의 가벼운 물질이어야 합니다.

 

두 번째, *양친매성이다.

후각신경까지 도달하기 위해 후각 점막의 수성층과 신경세포의 지질층을 통과하여야 하는데요. 물과 친한 성질의 친수성과 기름과 친한 성질인 친유성을 동시에 가져야 수성층과 지질층 두 층을 모두 통과하여 뇌까지 전달됩니다.

  *양친매성 : 물과 친한 성질의 친수성과 기름과 친한 친유성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 성질

 

세 번째, *작용기를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유향 물질' 에 대해 연구하면서 공통적으로 특정 작용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요. 이를 발향단이라고 부르며 수산기, 카르보닐기, 에스테르기, 락톤, 에테르, 니트로기, 아미노기 등이 속합니다. 이러한 특정 작용기를 가지고 있는 물질에서 향이 나며 유향 물질로 분류됩니다. 

  *작용기 : 공동의 화학적 특성을 지니는 한 무리의 유기 화한물에서 그 특성의 원인이 되는 공통된 원자단

 

이러한 세 가지 특징을 가지는 물질들이 '유향 물질' 로 분류되며 현대 과학이 밝혀낸 수는 대략 40만 여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이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10만 종류뿐이며 실제로 향료로서 사용되는 것은 몇천 개에 그칩니다.

 

# 향료의 분류

향료는 크게 자연에서 얻어온 '천연향료' 와 인공적으로 생산해낸 '인공향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천연향료

 

'천연향료' 는 동물 혹은 식물을 압출, 증류, 압착 등을 통해서 얻은 정유들인데요. 동물의 향낭, 배설물 등에서 얻어내는 '동물성 향료' 와 식물의 꽃, 잎, 뿌리 등에서 얻어내는 '식물성 향료' 가 있습니다. '동물성 향료'는 총 4가지가 존재하며 아래와 같습니다.

1. 앰버그리스(Ambergris, 용연향) : 향유고래의 소화기관에서 나온 배설물
2. 사향(Musk) : 사향노루의 향낭을 건조한 것
3. 시벳(Civet, 영묘낭향) : 사향고양이의 분비물에서 모은 것
4. 캐스토리움(Castreum, 해리향) : 비버의 분비물에서 얻은 것

오늘날에는 동물성 향료를 얻기 위한 무분별한 사냥을 금지하기 위해 야생동물보호법이 제정되었으며, '동물성 향료' 는 '인공 향료' 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물성 향료' 는 향료로서 가치가 있는 향료 식물의 꽃이나 잎, 뿌리 등에서 얻어지는 향료입니다. 외에도 꽃봉오리, 과피, 종자, 나무껍질, 진 등에서 얻을 수 있으며 '천연향료' 중 '동물성 향료' 4 종을 제외한 모든 향료는 '식물성 향료' 입니다.

 

인공향료

 

'인공향료' 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에서 특정 공정을 통해 얻어낸 향료들과 '천연향료' 의 특정 성분만을 물리, 화학적 방법으로 단리 시킨 향료 '단리향료' 또는 이를 이용해 만들어낸 물질이 포함됩니다. 약 4000여 종 가까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600여 종입니다. '천연향료' 의 유향 성분을 추출해 만들어낸 '테르펜계 합성향료' 와 톨루엔, 벤젠 등 석유화합물을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비테르펜계 합성향료' 로 나뉩니다.

 

덧붙이자면

 

'테르펜계 합성향료' 는 천연 정유로부터 시작하여 주성분인 테르펜 화합물을 단리 향료로 가공 혹은 합성해서 만든 것을 뜻하며, '비 테르펜계 합성향료' 는 콜타르나 석유화학계 원료로부터 전합성 된 단리 향료들 혹은 인조 사향이 여기에 속합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향장품들은 '천연향료' 와 '인공향료' 를 적절히 배합한 '조합향료' 를 이용하여 만든 제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