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공방

세상에 없는 것들을 향으로 만드는 곳

공간 셋/향지식

#5 향수제작법① - 준비물

무명주인장 2022. 12. 4. 02:16
728x90

# 다섯

오늘은 본격적으로 향수를 제작하는 법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향수 제작법은 많은 종류가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향수의 제작방법 하나를 알려드릴 건데요. 그전에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인 향수의 베이스 제조법 및 준비물을 알아보겠습니다.

 

 

# 준비물

1. 향수 베이스

에탄올, 정제수, 보습제, 보존제, 가용화제, 금속이온 봉쇄제

 

① 에탄올 : 발효주정 에탄올, 합성 에탄올

'에탄올' 은 향수의 발향력도 높여주고, 휘발성이 좋아 금방 말라서 사용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용매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용매로서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향수를 만들 때는 물(정제수)과 오일(향료)이 둘 다 들어갑니다. 향수로 사용하기 위해선 물과 오일이 섞여 안정된 상태를 만드는 것인 '가용화'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물도 녹이고 오일도 녹이는 친수성, 친유성 성질을 둘 다 가지는 '양친매성 용매' 가 필요합니다. 바로 에탄올이 양친매성 용매입니다. 그래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에탄올의 종류는 크게 '합성에탄올' '발효주정에탄올 혹은 식물성에탄올'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합성에탄올 : 석유, 석탄 공정을 통해 얻은 에틸렌을 이용해 만든 에탄올을 뜻하며, 주로 공업용으로 쓰입니다.

 

발효주정 에탄올 : 발효주정 에탄올은 전분질 또는 당질을 원료를 당화 효소를 투입해 발효시킨 후 연속식 증류방식으로 증류해서 얻은 에탄올을 뜻하며, 식음용이나 의약용 더 나아가 화장품 연료로도 사용됩니다.

 

'합성 에탄올'이나 '발효주정 에탄올' 둘 다 같은 '에탄올' 이 나온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순수한 '에탄올' 을 생성한다고 하더라도 불순물이 있기 마련이고, 석유 또는 석탄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합성 에탄올의 경우 양이 적긴 하지만 그 불순물들이 인체에 유해한 편입니다. 반대로 발효주정의 경우 주로 곡물을 발효해서 에탄올을 얻기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향수의 경우 인체에 직접 닿기 때문에 아무래도 '발효주정 에탄올' 사용하는 것이 덜 찜찜하겠죠? 

 

② 정제수 : 순수한 물

'에탄올' 로만 용매로 사용하게 되면 알콜취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술냄새가 많이 나는데요. 따라서 넣어주는 것이 바로 정제수입니다. 알콜취를 잡아줌으로써 조향사가 원하는 향을 뿜는데 도움을 주고, 휘발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향의 지속성을 높여주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어디서 사냐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약국을 가시면 쉽게 구매 가능합니다.

 

③ 보습제 : 프로필렌 글라이콜(PG), 부틸렌 글라이콜(BG), 폴리에틸렌 글라이콜(PEG), 글리세린 

에탄올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휘발성이 높다는 겁니다. 휘발성이 높아 달라붙는 느낌이 없어 사용감은 좋지만, 반대로 그 휘발성 때문에 피부가 급격히 건조해진다는 문제점이 존재하는데요. 그래서 넣어주는 것이 바로 보습제입니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프로필렌 글라이콜(PG)' , '부틸렌 글라이콜(BG)' , '글리세린' 3종류로 특성을 살펴보면,

 

프로필렌 글라이콜, 프로판티올, Propylene Gylcol, PG : 프로필렌 글라이콜은 천연가스의 부산물인 프로펜으로 시작하는 화학 공정에서 발효의 부산물로 자연으로 발견됩니다. 피부 침투력이 우수하며 피부 속 수분을 유지시키는 보습효과를 지닙니다. 프로필렌 글라이콜은 보습제 중 함습제(표피 기저층 혹과 대기 중에서 수분을 끌어오는 역할)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성분으로 외에도 향균 발효 억제에도 효과적입니다. 글리세린보다 침투력이 강하고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섭취 후 48시간 이내 분해되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향수로 인한 노출을 통해 유해반응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한데요. 그래도 알코올의 한 종류이기에 간이나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 노약자나 임산부 및 영아에게는 노출을 제한해야 합니다.

프로필렌 글라이콜

 

부틸렌 글라이콜, 부탄디올, Butylene Glycol, BG : 사탕수수에서 유래된 성분으로 지금은 Aldol 의 수소첨가반응에 의해 제조합니다. 글리세린보다 가볍고 끈적임이 적어 사용감이 깔끔한 편입니다. 화장품에서 물과 글리세린 다음으로 3번쩨로 흔한 성분입니다. 가격 대비 사용감과 보습력이 좋기 편입니다. 보습제 등급으로는 프로필렌 글라이콜보다 좋고 펜틸렌글라이콜, 디프로필렌글라이콜보다는 낮은 등급입니다. 보습제뿐만 아니라 물과 기름이 섞이도록 하는 가용화제, 향균 발효 억제를 하는 보존제 역할도 수행합니다. 거의 냄새가 없고 피부에 대한 자극성과 독성이 적으며, 미국 FDA에서 식품첨가물에 제한적으로 첨가 가능하도록 승인된 안정된 성분입니다. 

부틸렌 글라이콜

 

글리세린, 글리세롤, Glycerol, Glycerin(e) : 중성지방의 가수분해를 통해 제조하는데 이를 비누화 반응이라고 합니다. 외에도 탄수화물이나 프로필렌과 같은 물질을 이용해 합성할 수 있으며, 합성으로 만들어진 형태 또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글리세린과 화학적으로 동일합니다. 보습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점도가 꽤 있는 편입니다.

 

글리세린의 안정성은 FDA, CIR, EU 등 여려 연합들의 수년간의 실험 연구 결과를 통해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CIR은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서는 78%, 씻어내는 제품에선 68% 농도의 화장품에서도 안전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글리세롤

 

보습제의 경우 향수가 피부에 닿았을 때 건조하지 않을 정도로 넣어주면 되기 때문에 조금만 첨가해주시면 됩니다. 직접 베이스에 넣어보시고 향수 제작 후 시향 하시면서 어떤지 테스트해보세요. 어떤 걸 얼마나 넣었을 때 어땠는지를 따져가며 직접 실험해가면서 적정량 정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굳이 대략적인 양을 말씀해드리자면 2 ~ 10% 가량 넣어주세요.

 

④ 보존제 : 비타민 E, GSE(자몽종자 추출물), 벤조인

향수가 변성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넣어주는 물질로 공기와 접촉하여 변질되는 '산화' 현상을 막아주기 위해 넣어주는 항산화제입니다. 대부분 천연에서 오는 물질들로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 E : 비타민 E는 지용성 비타민의 하나로 α, β, γ, δ 토코페롤과 네 종류의 토코트리에놀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타민 E 대부분이 α - 토코페롤로 항산화제로 뛰어납니다. 향수에 첨가 시 효과적인 보존제가 됩니다.

 

GSE(자몽종자 추출물) : 자몽의 씨에서 추출한 천연방부제로 항산화 기능이 있어 향수의 보존제로 쓰입니다. 항산화 효과를 가지는 수용 성분은 비타민 P (후라보노이드) 이며, 주로 잘 익은 자몽의 종자, 껍질에 많이 존재합니다.

 

벤조인, 안식향, Benzoin : 안식향(安息香)이라고 불리는 이 나무에서 나오는 수지를 모아서 굳히게 되면 '레지노이드(Resinoid)' 라고 하는 고체의 결정이 됩니다. 고대부터 향수의 보존제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더 뛰어난 보존제가 많지만 여전히 많은 조향사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존제를 넣지 않은 향수의 유통기한은 천연향료로 만든 경우 6개월 합성향료로 만든 경우 1년 내외라고 합니다. '어 생각보다 긴데?' 라고 생각하신다면 정답입니다. 보존제를 넣지 않은 경우에도 유통기한이 짧지 않은 이유는 에탄올이 훌륭한 보존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산 향수를 1년 안에 다 써야 한다는 건 너무나 고역이니까 보존제를 넣어주어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이지요. 보존제 중에서는 '비타민E' 가 가장 효율이 좋으니 (대충 가격도 싼 편이고 성능도 좋다는 뜻) 사용해줍시다.

 

⑤ 가용화제 : HCO (40 or 60)

오일의 함량이 커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알코올의 비중이 줄어들어 오일과 물이 섞이지 않는 층분리현상이 일어나는데요. 그렇데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향료가 용매에 제대로 녹지 않아 향이 뒤죽박죽이 되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용을 가능하게 하도록 하는 '가용화' 가 되어야 하는데요. 그러 위해서 넣어주는 것이 '가용화제' 입니다.

 

'가용화' 란 쉽게 설명드리자면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을 섞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용화제' 는 두 물질이 섞이도록 넣어주는 것이 되는 거지요. 가장 많이 쓰이는 두 가지가 바로 'HCO 40(PEG - 40 Hydrogenated Castor Oil)' 'HCO 60(PEG - 60 Hydrogenated Castor Oil)' 입니다. 뒤의 숫자가 길수록 가용화 능력이 더 좋아집니다.

 

오일의 함량이 큰 '오 드 퍼퓸' 이나 '퍼퓸' 등급의 향수를 제조할 경우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쓰더라도 미량만 사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에탄올 자체가 양친매성 용매이기도 하고 보습제로 들어가는 글라이콜류들도 기본적으로 가용화 능력이 미미하지만 존재하므로 '오 드 뚜왈렛' 이나 농도가 낮은 '오 드 퍼퓸' 등급에서는 안 넣어줘도 무관합니다.

 

만약 넣어주게 된다면 정말 미량만 넣고 향수로 제조 완료 시 혼탁함 없이 투명해지는 정도까지 넣어줍니다. 양은 오일의 양, 종류 등 각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직접 실험을 해보셔야 합니다. 이건 정말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⑥ 금속이온 봉쇄제 : 디소듐 EDTA, 테드라소듐 EDTA

금속이온 봉쇄제란 말 그대로 향수의 원료에 존재하는 금속이온을 없애 안정성을 높여주기 위해서 넣어주는 물질입니다. 이런 금속물질이 어디서 오는가? 일단 합성향료의 경우엔 화학적 공정을 거쳐 기본적으로 안정성 검사를 진행하기에 금속이온이 거의 검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연 향료인 경우 특히 그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미량의 금속 이온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킬레이트제' 라고 불리는데요. '킬레이트''한 개의 리간드가 금속 이온과 두 자리 이상에서 배위 결합을 하여 생긴 착이온' 입니다. '무슨 댕소리지?' 란 생각이 드신다면 또 쉽게 설명드리는 게 제 역할이겠지요. '금속이온 봉쇄제' 즉, '킬레이트제' 는 중앙의 본체에 양 쪽에 집게가 달린 형태인데요. 대충 '>-<' 이모티콘 같은 모양처럼 생겼습니다.(진짜임...) 이 친구들은 집게 모양으로 생긴 것과 같이 금속들을 찾아내서 착 집어 합체하는 역할을 합니다. (진짜 집게처럼 집는 건 아니라는 거 다들 아시죠?)

 

대표적으로 '디소듐 EDTA ' '테드라소듐EDTA' 가 있는데요. '디소듐' 은 디 = 2, 소듐(Sodium) = 나트륨(Na) 로 'EDTA 2Na' 라고도 불리고 '테드라소듐' 은 테드라 = 4, 소듐(Sodium) = 나트륨(Na) 로 'EDTA 4Na' 라고도 불립니다. 두 성분 모두 CIR, FDA 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받았습니다. 

왼 : 디소듐EDTA  / 오른 : 테드라소듐 EDTA


향수 베이스의 경우 각자의 연구를 통해 어떤 비율이 내가 원하는 향상을 전달하는데 뛰어난지를 연구해보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알코올과 정제수의 비율은

향수 등급 비율(알코올:정제수)
퍼퓸 90 : 10
오 드 퍼퓸 85 : 15
오 드 뚜왈렛 80 : 20
오 드 코오롱 75 : 25

 

로 맞춰주시면 됩니다. 그 외에 보존제, 보습제, 가용화제, 금속이온 봉쇄제는 직접 섞어보면서 어떤지 피부에 테스트해봄으로 안전성을 직접 확인해보면서 비율을 조절해주세요.

 

2. 에센셜 오일 또는 프래그런스 오일

원하는 에센셜 오일과 프래그런스 오일을 준비합니다. 상향/중향/하향 별로 1개 이상씩 준비해줍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4 향수의 분류

# 넷 향수는 '향수(香水)' 향을 내는 물이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Perfume' 이라고 부르는데요. 고대부터 향은 종교적인 의식에 쓰이는 것이 관습이었기에 향을 태우는 훈향의 형식은 신과 접촉하는

space-less.tistory.com

 

 

3. 스프레이 공병, 비이커

예쁜 공병을 하나 장만해줍니다. 다 쓴 향수병을 알코올로 소독한 후 햇빛에 말려 재사용도 가능합니다. ml 수를 꼭 확인해주셔야 나중에 향수 제작 시 들어가야 할 오일의 양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계량을 위해선 비이커도 필요하니 하나 줍줍해놓읍시다.

4. 스포이트와 전자저울

정확한 계량을 위해 스포이트와 전자저울을 준비해줍니다. 오일의 경우 각각의 밀도(단위 부피당 질량)가 다 다르기 때문에 무게로 측정하든 부피로 측정하든 하나로 통일해서 계량해줍니다. 질량 단위가 변수가 더 적어 부피단위보다 더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만들고 싶은 향의 주제

영화, 책, 음악, 그림 무엇이든 다 좋으니 향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을 하나 준비해줍시다. 주제를 준비해야 조향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습니다.

728x90

'공간 셋 > 향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향료의 역할  (2) 2023.03.07
#6. 향수제작법② - 제작  (0) 2023.02.26
#4 향수의 분류  (0) 2022.05.03
#3 천연향료의 추출법 - ②  (0) 2022.05.01
#2 천연향료의 추출법 - ①  (0) 202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