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다 문득 생각이 나서 쓰게 된 글. 그러므로 오늘은 바닐라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므로.... 반박은 받지 않겠습니다. 바닐라와 바나나 어감도 비슷하고 색도 향도 비슷해서 그런지 혼동하시는 분들이 꽤나 계시더라고요. 그러나 바닐라는 난초과 바나나는 파초과로 생물학적 태생부터 다르다는 사실! 맛도 향도 둘 다 달달한 편이지 바나나보다 바닐라가 더 단 편이랍니다.
■ 바닐라
중앙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비짜루목 난초과 바닐라속의 식물로 여러 종들이 있습니다. 그중 향신료로 많이 쓰이는 것은 멕시코산으로 학명은 'Vanillia planifolia' 입니다. '바닐라(Vanillia)' 라는 이름은 에스파냐어로 'Vainilla' 에서 유래됐으며 해석하면 '작은 꼬투리' 를 뜻하며, 바닐라빈을 감싸는 껍질인 꼬투리가 작은 모습에서 따왔습니다.
본래 원산지는 중앙 아메리카였으나 1520년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 가 유럽에 가져왔다고 전해지는데요. 이후 1837년 프랑스 식물학자로 인해 바닐라에 대한 재배 비밀이 밝혀지고, 1841년 프랑스의 노예가 바닐라가 인공 수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바닐라 재배는 널리 퍼지게 됐습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수요량이 여전히 많아 매우 비싼 향신료에 속합니다. 2018년 기준 Kg당 가격이 600달러로 Kg당 은 가격인 580달러보다 더 비쌌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비싼 천연향이 아이스크림에 들어간다? 는 기업이 망하는 지름이랍니다. 따라서 식품향료 수요의 90프로는 바닐라의 성분 중 하나이자 합성으로 제조한 합성 'Vanillin'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난초과에 속해서 그런지 꽃이 예쁜 편입니다. 색은 노란색에서 흰색 계열이 많은데요. 나팔꽃처럼 덩굴 형태의 식물로 다른 나무 등을 타고 오릅니다. 꽃봉오리는 아침에 열렸다 오후 늦게 닫히는데 한 번 닫히면 그날엔 다신 열리지 않는다고 해요. 바닐라 빈은 꽃이 핀 후 약 8~9개월에 걸쳐 성장하여 10~20cm에 이릅니다. 바닐라 빈은 원래 초록색인데 서서히 노랗게 변하면서 익는데 꼬투리가 터지면서 씨앗을 흩뿌리는데요. 씨앗은 우리가 먹어야 하니 터질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되고 노란빛을 띠기 시작할 때 따낸답니다. 그 후 70도 정도의 물에 몇 분간 데친 다음 며칠간 말리면 발효과 진행되어 우리가 아는 검은색 바닐라빈의 모양이 되어 향료로 사용 가능합니다.
오일로 추출할 때는 용매 추출법(Solvent extract) 중 온침법(Maceration) 을 이용하는데요. 그 이유는 수증기 증류법을 통한 추출법을 사용하기엔 바닐라의 향성분들이 열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아세톤, 벤젠, 알코올 등의 용매가 주로 사용되며 바닐라를 용매를 통해 녹이고 그 용매를 휘발시킨 후 남은 반고형성 물질인 'Oleoresin' 을 얻습니다. 이렇게 얻은 'Oleoresin' 은 향이 정말 진한데요. 이대로 팔기엔 값도 비싸고 향도 너무 강해 캐리어 오일로 희석시켜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값싼 바닐라 합성 오일을 천연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꼭 MSDS(물질 안전보건자료)를 확인하시고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바닐라 오일인데 너무 싼 거 같다? 의심부터!
■ 향
하향(Base note)으로 분류되며 향조는 맛있는 냄새를 뜻하는 'Gourmand' (구아망) 계열에 속합니다. 후각은 기억에 크게 의존하는 편이라 그런지 바닐라향을 맡으면 군침부터 돌더라고요. 그래서 맛있는 냄새...라는 게 각인된 것 같습니다. 향을 깊게 맡아서 판단하자면 달달한 향이 주로 나지만 그 사이로 나무향이 깊은 곳부터 미세하게 올라옵니다. 그리고 달달한 향이지만 일반적인 단향처럼 자극적이게 튀는 향이 아닌 코끝을 부드럽게 감싸는 단향이 났습니다.
조향 시에는 하향(Base note)인 만큼 전체적인 향의 분위기나 끝에 남는 잔향을 부드럽고 달달하게 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꿀팁은 바닐라와 웬만한 꽃향이 조합된 향들은 느낌은 다르지만 비싼 향수 냄새를 냅니다. 그만큼 바닐라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는데 최고입니다.
'공간 둘 > 천연향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 로즈메리, 로즈마리, Rosemary (2) | 2022.11.05 |
---|---|
#23. 타임, 백리향, Thyme (0) | 2022.10.28 |
#21. 스피어민트, Spearmint (0) | 2022.08.13 |
#20. 페퍼민트, Peppermint (0) | 2022.08.01 |
#19. 캐모마일, Chamomile (0) | 2022.07.28 |